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킹메이커 (2022), 선거판 이면의 심리전 4가지 변성현 감독의 킹메이커는 1960~70년대 한국 정치 무대를 배경으로, 민주주의를 향한 열망과 권력을 위한 심리전 사이의 긴장감을 생생하게 묘사한 작품입니다. 이상주의 정치인 김운범과 전략가 서창대의 관계를 중심으로, 정치판에서 벌어지는 네 가지 심리 전쟁을 살펴봅니다.1. 이상주의 vs 현실주의, 목적과 수단의 충돌김운범(설경구 분)은 진정한 민주주의와 국민을 위한 정치를 꿈꾸는 이상주의자입니다. 반면, 서창대(이선균 분)는 표를 얻기 위해선 어떤 수단도 정당화되는 현실주의자입니다. 유권자 조작, 거짓 여론 조성, 지역 감정 이용 등, 그는 흔들림 없이 ‘승리’를 위한 길을 설계합니다.두 인물의 갈등은 "정치는 도덕으로 가능한가?"라는 본질적인 질문을 던집니다.2. 그림자 속 권력, 보이지 않는 손의 .. 2025. 7. 18.
소원 (2013), 아동범죄와 가족 회복의 희망 찾기 이준익 감독의 영화 소원은 실화를 바탕으로, 충격적인 범죄 이후 한 소녀와 그 가족이 겪는 고통과 회복을 섬세하게 그려냅니다. 이 작품은 트라우마가 남긴 깊은 상처와 동시에, 그 속에서 피어나는 사랑과 회복의 가능성을 진정성 있게 전합니다.1. 아이의 무너진 일상, 깨진 순수함영화의 중심은 어린 소원입니다. 그녀는 끔찍한 범죄로 인해 몸도 마음도 상처를 입게 됩니다. 부모는 딸의 상처를 감당하려 하지만, 마당을 걷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아이의 모습은 그 충격이 얼마나 깊은지를 보여줍니다.영화는 아이의 시선을 따라, 세상이 어떻게 낯설고 무섭게 바뀌는지를 절제된 방식으로 묘사합니다.2. 무너진 가족, 다시 연결되는 마음소원의 부모는 분노와 절망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지 못하고 점점 멀어집니다. 특히 아버지는 .. 2025. 7. 18.
1987 (2017), 그 해 민주화가 만든 5인의 용기 장준환 감독의 영화 1987은 고문 끝에 사망한 대학생 박종철의 사건을 중심으로, 대한민국 민주화 운동이 어떻게 점화되고 확산되었는지를 생생하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이 영화 속에는 역사를 바꾼 5명의 용기 있는 인물이 등장합니다. 그들의 선택은 한 시대의 흐름을 바꾸었습니다.1. 박처원 – 내부고발자의 용기보안사 정보요원으로 등장한 박처원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진실을 외부에 알리는 결정적인 제보자입니다. 그의 폭로는 언론을 통해 대중에게 전해졌고, 국민적 분노를 촉발시키는 기폭제가 됩니다. 그는 체제 내에서 가장 위험한 진실을 선택한 인물로 기억됩니다.2. 최 검사 – 조직 안의 양심검찰 내부의 최 검사(하정우 분)는 공식 발표와 다른 사망 경위에 의문을 품고, 적극적인 수사에 나섭니다. 그의 집요한.. 2025. 7. 17.
살인의 추억 (2003), 미해결 사건이 남긴 3가지 질문 봉준호 감독의 살인의 추억은 1980년대 한국 사회를 뒤흔든 화성 연쇄살인사건을 바탕으로 한 영화로, 단순한 범죄 스릴러를 넘어 진실, 책임, 상처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던지는 작품입니다. 범인이 끝내 밝혀지지 않는 이 영화는 관객에게 여러 가지 의문을 남깁니다. 지금 그중 가장 깊이 남는 3가지를 살펴봅니다.1. 진짜 범인은 누구였을까?영화는 끝까지 진범을 확정하지 않습니다. 수많은 수사와 용의자, 허위 자백이 이어지지만, 결정적인 증거 없이 사건은 미제로 남습니다. 이 모호함은 수사기관의 한계를 드러내고, 피해자와 가족, 수사관 모두의 상처를 남깁니다.관객은 이런 질문을 던지게 됩니다:“혹시 누군가 억울하게 처벌받았던 건 아닐까?”“그는 지금도 어딘가에 살아 있는 건 아닐까?”2. 당시 사회는 왜 이.. 2025. 7. 17.
한공주 (2014), 실제 사건이 담긴 영화가 주는 묵직한 진실 정주리 감독의 한공주는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영화로, 10대 소녀가 집단 성폭행과 사회적 외면을 겪는 현실을 담담하면서도 깊게 파고듭니다. 자극적인 연출 대신 침묵과 사실감으로 관객을 정면으로 마주하게 만드는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이 어떻게 영화의 무게를 결정짓는지를 여실히 보여줍니다.1. 사실감이 만드는 공감의 깊이한공주는 2004년 '밀양 집단 성폭행 사건'을 연상케 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피해자 한공주가 전학을 가고, 새로운 환경에서도 과거의 상처가 되살아나는 현실은, 우리 사회의 피해자에 대한 시선과 태도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감정에 호소하기보다는 현실적인 대사와 상황 묘사로 관객 스스로 감정을 느끼게 만드는 방식은 영화의 사실성과 무게감을 더욱 강하게 전달합니다.2. 조용한 마을이 보여.. 2025. 7. 17.
마더 (2009), 엄마의 사랑이 넘은 선이란? 봉준호 감독의 마더는 한 시골 마을에서 지적장애를 가진 아들의 살인 누명을 벗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어머니의 이야기를 그린 심리 드라마입니다. 그러나 이 영화에서 ‘무조건적인 사랑’은 점점 위험한 집착으로 변해갑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가 그리는 도덕의 경계와 사랑의 어두운 면을 살펴보겠습니다.1. 직감과 증거 사이, 어긋난 확신어머니는 아들의 결백을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하지만 그 믿음은 논리적 증거나 증인의 말조차 부정하게 만듭니다. 그녀는 경찰의 수사에 반발하고, 자신의 방식으로 사건의 진실을 추적합니다.그녀의 사랑은 점점 객관적인 판단을 흐리는 믿음으로 변하며, 결국 현실을 왜곡하게 됩니다.2. 고립된 모성, 절박함을 키우다어머니와 아들은 사회로부터 고립된 관계입니다. 주변의 지지 없이 살아가던.. 2025. 7. 16.